수액터스팜 선배들이 남긴 생생한 합격후기로 그 경험을 나누고 성공의 다짐을 합니다.
등록일 2020.02.12/조회수 1863
서울예대 권현빈 합격수기
2019.01.02 ~ 2020 02.04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었다.
고3 1월 나는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다짐과 함께 시작한 연기예술은 진짜 신세계였다. 오히려 무대서는걸 좋아했던 나는 내가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난 정말 내향적인 사람인걸 알게 되었고 그만큼 내게 다가오는 벽들이 많았다. 낯을 가린다는것, 허용안 선생님께서는 말도 안된다고 하셨던게 기억이 난다. 낯을 가리지 않고 서스럼없이 처음보고 어색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누군가 앞에서 나를 보여준다는것이 정말 내게 있어서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만큼 많이 두려웠고 앞에 나서는걸 빼려고 하고 빨리 그 순간을 벗어나려고 했던게 기억난다.
처음 오디션을 보게 된 날이 기억에 남는다. "대중가요할거면 여기 왜왔어?"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음이 나온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난 꿈꿔왔던것이 있었다. 가수가 되는것이었다. 단지 노래가 정말 재밌었고 뮤지컬이라곤 전혀 모르던 나였으며 대중가요에 푹 빠져 노래방가는게 취미였던 나였다. 하지만 부모님 생각은 다르셨다. "여러가지를 시도해봐라, 하나만 고집하지말고 종합적인 예술에 도전해봐라, 너의 그릇을 넓혀라." 첫 오디션을 보았을때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 변형범 선생님께 배웠던 '달' 이라는 넘버가 마음에 들었고 준비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디션장에서 긴장하는 바람에 끝까지 하지 못했던 것이다. 연기는 더도 없이 엉망이었고 어리둥절했다. 너무 창피했고 부모님께 말씀드리기조차 부끄러웠다. 고개를 들수도 혼자 눈물을 훔치는 정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이것이 내 목표로 향하는 첫 발걸음이었다. 이러한 충격이 있었기에 난 창피해서 떨쳐버리기 위해 독기를 품어 달려들게 되었다.
하루하루 매 수업에 집중하려했고 더더 열심히 하려하고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필기를 하며 공부했다. 그러다보니 나에게도 여유라는것이 사라지기 시작했던것 같다. 미친다는것, 하나에 꽂힌다는게 이런거구나.. 난 좋아하던 친구들을 만나는것도, 친구들과 연락을 하는것도, 게임을 하는것도, 노래방가는것도, 대중가요와도 다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저절로 친구들이 멀어지기 시작했고 그것마저 신경쓰지 않고 지금 하고 있는 입시에만 매진하게 되었다. 싫지 않았다. 어차피 학교에서 만날 친구들이었고 학교에서는 내신 공부를 챙겨야 했기에 이것저것 신경쓰기 귀찮아졌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약속하고 잊지않고 매일 해왔다. '바로 하원후에 어머니와의 통화'였다. 매일 학원수업이 끝나고 개인연습 후 집에 가는길 버스와 지하철에서 난 어머니와 길면 40분 짧으면 20분의 통화를 해왔다. 오늘 하루 내가 무엇을 했으며 어떤 코멘트를 들었고 그리고 어떤 기분을 느낀 하루였는지 하나하나 내 얘기를 해드렸다. 하루도 빠짐없이 늦은밤 통화를 받아주시고 하나하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신 어머니 덕에 자존감도 올라갔고 오늘 하루 배운것들을 복습하고 그리고 날 의심해보기도 하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어 나를 발전시키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곤 매일 뮤지컬 수업이 있던 날에 녹음한 것들은 집에와서 부모님께 꼭 들려드렸다. 아버지께서는 전문적인 부분으로 내게 코멘트를 해주셨고 최대한 나를 가르쳐 주시는 뮤지컬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코멘트를 바탕으로 조심스레 코멘트 해주시고 때로는 자만하는 내 자신을 꾸중해주시기도 하셨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그냥 듣기에 불편한 부분들을 지적해주시면서 관객의 시선으로 들어주셨다.
내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건 삼박자였다. 부모님과 선생님과 나.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것은 하나였다. 나 자신과의 신뢰도. 나를 믿고 자신감을 가지려면 나와의 신뢰도가 강해야한다. 나를 속이지 말아야하며 옳은 행동과 옳은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자존감은 저절로 높아지는것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싫어하는 것을 더 재밌게 하면 나를 정말 크게 성장시킨다. 나는 춤을 굉장히 싫어했다. 피하려고 했고 그러다보니 많은 부상들이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난 나에게 주문을 걸었던게 기억난다. 무용 정말 재밌다 오늘은 뭘 배우게 될까 기대된다^^ 이러한 주문들이 그냥 하는말 같아도 정말 마법처럼 먹힌다. 무용이 재밌어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내 배움은 기가막히게 재밌어졌다. 배우는게 정말 재밌다는걸 느끼게 해준건 무용이었고 무용덕분에 연기와 뮤지컬은 저절로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끊임없이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주셨던 김영재선생님. "넌 왜 너 세상에 갇혀서 너 마음대로 춤을 추냐" 기억난다. 거울을 보기 시작하고 선생님을 보기 시작하고 차분해지기 시작하면서 나를 내려놓게 되었다. 김영재 선생님께서 해주신 저 한마디가 어떻게보면 나에겐 긍정적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그만큼 돌직구였던 김영재 선생님의 말씀들이 가끔은 펀치와 함께 나를 크게 성장하게 해주셨던것 같다.
이제 20살조차 되지 않은 나라는걸. 꿈도 꿀 수 있고 하고 싶은거 다 해볼 수 있는 나이인걸 잊지않게 해주신 문경희 선생님. 선생님께서 내가 중앙대학교 뮤지컬과 시험 전전날에 이렇게 말씀 하셨다. "너 노래 못하는데 뮤지컬과 왜썼어?" 이 한말씀이 날 엄청 성장시켰다. 분했고 미칠거 같았다. 마음이 조급해졌고 정말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미친듯이 노래를 하려했지만 좋지 않던 발성으로 노래했던 탓에 목은 엉망이었고 그렇다고 쉴 수는 없었다.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을 사들고 바로 박준서 선생님을 뵙게 되었다. 내 문제는 소리가 아니었다는것을. 말을 하지 못하는데 무슨 노래를 하냐고 말씀해주셨던 박준서 선생님의 말씀은 크게 다가왔다. 어떤게 문제고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나가야 다른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 알게 되었다. 나는 안배운 사람처럼 노래만 하는게 아니라 뮤지컬을 배우는 사람이라는것을. 텍스트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 점점 늘어가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동국대 1차와 서경대학교 1차합격. 이 두 합격들이 실패로 끝나게 되었지만 배운게 정말 많았던 실패, 그리고 툭툭털고 일어나서 경험을 보여준 정시.
서울예술대학교 1차 합격 이후 해왔던 워크샵들은 1월을 마지막 순간까지 배울 수 있게 해주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그 순간에도 성장하는 나를 느낄 수 있었고 그 순간에도 나는 더 배우게 되었다.
배움은 끝이 없다는걸 수팜에서 정말 1분 1초마다 느꼈다.
모든순간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루키4반, 수5반, 수D반, 영재팀! 정말 힘들때 동료들을 보면서 한번 더 웃게 되었고 배운게 정말 많은 동료들이었다. 말수도 적고 웃음도 적었던 나였지만 항상 동료들을 보면서 힘을 내고 일어나게 되었고 또 많은걸 배우고 따라하게 되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입시를 떠나서 내가 배우가 되는 그날에도 끊임없이 잊지 말고 해나가야할 것들을 알게 된 곳이 이곳 수액터스팜이었고 수액터스팜의 선생님들께서 가르쳐 주셨다. 이곳에서의 배움들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큰 재산들이고 내가 정말 큰 배우가 되는 그날까지도 잊지 말고 해나가야할 그리고 배워나가면서도 도움이 될것들이란것을.
수시 동국대학교 1차, 서경대학교 예비11번
실패.
정시 서울예술대학교 최초합격
성공.
평생 절대 잊지 말아야할 이곳에서의 배움들, 동료들, 그리고 선생님들.
문경희 선생님, 김영재 선생님, 박준서 선생님, 최자연 선생님, 변형범 선생님, 표상만 선생님, 허용안 선생님, 조성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카르페디엠.
수액터스팜에서의 여정을 마치며.
정말 감사합니다.
죽을때까지 배우면서 살겠습니다.
해내자 권현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