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팜 ' 합격자 후기

Pass and Award|Successful Candidate Review

수액터스팜 선배들이 남긴 생생한 합격후기로 그 경험을 나누고 성공의 다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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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합격 / 수팜 17, 18기 김가은

등록일 2020.02.11/조회수 787

안녕하세요! 2020학년도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수시 최종합격한 수액터스팜 17, 18기 김가은입니다.

카페에 일지를 쓸 때마다 궁금해서 찾아보던, 선생님께서 보라고 하셔서 봤던 합격수기를 제가 쓰게 되니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무슨 말부터 써야할 지 모르겠으니 이 참에! 합격수기를 쓰면서 약 2년간 수팜에서의 추억과 배움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최종합격



참 우습지만, 제가 합격이라는 글자를 보게 된 곳은 빙수가게였습니다. 평화로운 우리반과 지 원 선생님과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뭇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같이 숭실대 1차를 붙은 원아언니가 다른 전형의 합격자 발표가 뜬 걸 보여줬길래 우린 아직 안 떴겠지 생각하 며 현실을 부정하려했지만, 떴더라구요 ᄒ...

합격이었습니다. 벙찌고 아무런 생각도 안 들고 시공간이 멈춘 것 같고, 상황파악이 된 건 몇 분이 지난 뒤였고 부모님께 연락드렸습니다. 사실 조기발표일 것도 알고 다 알고 있었지만, 정말 기대를 애써 저버리고 있었기에 떨어질거라 생각해 일부러 말씀 안 드리고 있었는데 떳떳하게 연락을 드릴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엄만 수능을 안 볼 수 있다는 사실(=도시락을 안 싸줘도 되겠구나!)에 기뻐하셨고, 아부지는 여전히 일을 하시며 전화를 받아 헉헉거리며 축하한다고 해주셨습니다.

내가 합격을 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아부지는 날 위해서, 우릴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 다는 생각이 드니 합격의 기쁨보다는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원아 언니와 뜨 거운 포옹을 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의 몫까지 열심히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정말로.

조금 아쉬운 건, 1차 합격과 최종합격 모두 학원에서 봤다면 더 기뻤을텐데 그게 좀 아쉽네요.

보자마자 꼭 안아주신 지원선생님, 공연 연습 중이셨는데 나중에라도 전화 주셨던 남융선생님, 그리고 영상통화로나마 소식 전하니 울컥하셨던(맞죠?) 우리 캡틴! 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1차 합격을 해 자신감을 얻은 학교지만, 2차 시험을 보고서도 정말 애초에 기 대를 안 했던 이유는 예상치 못한 시험 방식에 과연 이게 맞나..? 싶은 생각 때문이었어요.

사실 처음 원서를 쓸 때부터 8분의 즉흥상황에 지레 겁먹었지만! 주어진 짧은 영화 대사들을 예종 친구들 도움 받으며 준비해가면서 나름 자신있었는데, 본 연기 이후에도 면접에서 계속해서 즉흥상황이 꼬리를 물고 주어지니까 정말 어떤 캐릭터로서 연기를 할 생각이 들기보단 '김가은'의 입장에서 '김가은'이 할만한 대처가 나오더라구요.

즉흥이란 게 그 순간에는 막 어떻게든 나오는대로 해보다가도 뒤돌아서면 후회가 되는 법, 저 역시도 아 그때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할 걸.. 왜 그랬지? 하고 정말 후회가 많았기에 더 기대를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마 교수님들이 원하던 게 바로 그 지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빈틈을 파고들어 진짜 이 학생을 보는 것. 다행이 제 모습을 좋아해주셨나봅니다.

1차를 준비한 과정을 얘기 안 할 수 없겠네요.

숭실대는 주어진 이미지 카드로부터 떠오르는 단어나 문장을 토대로 이런저런 컨셉이나 분 위기, 이야기들을 만들면서 내가 내 손으로 대사를 만든 게 시작이었습니다.

사실 초반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너무 더뎌서 걱정이었는데 한 번 시작하고 나니 술술 써 지더라구요.

남융 선생님께서 정말정말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참고해볼만한 영화, 어떤 캐릭터들, 이야기, 그리고 나라는 사람한테서 보여지는 이미지나 분위기 이 사람이 할 법한 얘기까지.

그에 탄력받아 즐겁게 작업해나갔습니다. 늘 해오던 훈련과 연습에서 잠시 벗어나 제가 제 손으로 만들어내는 캐릭터와 서사들, 그리고 그 대사들로 제가 연기까지 하는 게 너무도 새 롭고 이래도 되나싶을 정도로 부담이 적었기 때문에 숭실대 준비 과정은 제게 '힐링'이었어요.

준비하는 동안 영화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연출의 눈으로 바라보고, 나라는 사람과 어울리는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결국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또 한 번 깨닫는 도움을 받았습니다.

연극과 영화의 차이에 대해 섣불리 갖고있던 생각에 대해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니 영화라는게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무작정 힘을 빼면 된다? 사실 그건 곧 정말 중요한 포인트를 안다는 것이었고, 제게 가장 크게 충격을 줬던 차이는 '그냥'이었습니다.

모든 곳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왔던 -어쩌면 강박 수준의 생각을 갖고있던- 연극과 달리, 그냥 이유없이 그럴 수 있는 영화. 그냥 그런 사람이 존재하고, 그런 모습이 존재할 수 있구 나. 모든데서 이유를 찾을 필요는 없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다시금 상윤 선생님, 남융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숭실대의 시험 방식을 많이 좋아하고, 고맙고, 친구들도 꼭 한 번쯤은 써볼만한 학교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 인지 알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합격한 학교라 조금 더 집중해서 썼지만, 솔직히 그 이전에 받쳐준 시간들과 훈련들과 수업들과 경험들이 없었다면! 제게 기회가 오지도 않았겠죠?

고 3때의 저를 생각하면 지금의 제가 보기에 너무나도 부족하고 정말 연기를 거의 맛본 수 준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나이에 맞게 마음껏 도전할 수 있게 북돋아주신 선생님들 께 감사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건 배운 건 무조건 응용해먹는 습관인데, 이건 그냥 저절로 배운 내 용이 생각나서 그래왔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배운 걸 잘 활용하는 제 습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올해의 큰 변화는 우선 제가 만나게 된 선생님들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지원 선생님께서 초반부터 넉넉히 진행하신 소리를 비롯한 사람 클리닉 시간을 통해서 제가 크게 바뀐 것 같아요.

권유하셨던 건 회고록 비슷한 자서전이었습니다. 나란 사람의 주체는 난데 도대체 난 왜 이 렇게 날 모르는 걸까. 상황과 사건을 중심으로 나를 파헤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벽을 치고 속으로 가리고, 강한 척하고 살면, 솔직한 나를 내가 마주할 수 있는 자신이 없다면, 그 무엇도 진실을 가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미 나는 이렇게 생겨먹었고, 그리 강하지 않고, 이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 작입니다. 우선 진실한 사람이 되야 진실된 연기를 할 수 있고, 그것이 진실되게 관객에게까 지 닿을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토대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결과는 조금 더 사람이 밝아지고, 많이 웃고 즐기고, 대화하고, 소리가 밝아졌다..? 뭐 이 정 도..? ᄒᄉᄒ

덕분에 전엔 엄두도 못 냈던 뮤지컬 곡들을 시도하고, 그만큼 더 소리에 집착하며 듣기 싫은 소리가 나도 몇 번이고 불러보며 감을 찾았습니다. 흐흐 잘 부르진 못 해도 전과 다른 곡들 을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더 발전했다는 걸로 느껴져 자신감이 많이 생겼던 것 같 습니다. 분명 스펙트럼은 넓어졌을 테니까요.

그리고 경희 선생님을 만나고서 더 액티브한 연기를 배웠습니다.

바로 첫 수업이었던 카피 수업을 통해 숨겨진 제 재능(?)을 알게 되었고, 말없이 몸만으로 소 통해 만든 극 발표며, 분명 혼자 만들었다면 끝내 닿지못했을 희곡에 대한 해석까지.

이외에도 많은 새로운 수업들이 있었지만 정말 그 모든 것들이 다 충격이었고, 힐링이었고, 더 큰 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몸. 초기 수업때 해주셨던 말씀인데 아직도 기억나요. 배우는 점점 아기가 되어야 한다고. 체 면 차리지 말고, 내숭 부리지 말고, 그 순간에 느껴지는것에 원하는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대사는 거들 뿐! 몸과 마음만 갖고 상황 속에 뛰어들자. 몸을 보면 다 알 수 있다. 에너지를 가진 몸을 만들자.

그리고 연습량. 무조건 3시간씩! 정말 그 시기에 가장 많이 연기가 늘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 니다. 왜 꾸준히 그러지 못했는지 이제 와서 생각하면 정말 후회도 되는데, 제대로 된 연습법 은 결국 단순하고 무식해보일지라도 온전히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는 것. 잊지 못 할 것 같 아요.

가장 새로운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하영 선생님과 영재 선생님!


하영 선생님께 정말 감사했던 건, 정말 '무용'을 가르쳐주려 하셔서 감사했습니다.

형태로만 존재하는 무용이 아닌, 배우로서 표현력을 기르고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용을 만들어주시며 그 부분에 대해서 가장 많이 말씀해주셔서! 당연한 것일지라도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거름을 만들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반에 투입되셨지만 그만큼 큰 파급력을 가져오신 영재 선생님!

선생님께서도 연습량과 주제, 이미지, 몸의 상호작용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셔서 많이 큰 터닝 포인트로 다가왔어요.

선생님을 만났을 때가 마침 제가 무용에 열을 올릴때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히히

선생님과 수업하고 나서 제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조금 더 엄격해졌습니다. 누군가의 말로 인해 큰 터닝포인트가 되고 그것이 가치관으로 자리잡았을 때 사람이 가장 크게 변한다는 경험담을 말씀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 말씀 덕분에 더 귀기울이는 습관도 생겼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하영 선생님과 함께하실 때 시너지가.. 너무 좋았습니다 핫하

즐겁게 즐겁게! 내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놀고 즐기고 음악을 가지고 놀고! 무용말고도 인생선배로서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상윤 선생님께는 저에게 계속해서 기대를 걸어주셨다는 것에 감사하고 싶어요.

그리고 수업에 있어서는 역시 태풍! 입시 이전에 연기라는 예술에 대해서 가르쳐주시고 싶어 한다는 것에 언제나 감사합니다.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분명 이런 인식이 필요하거 든요.

선생님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었는데, 물론 이 결과가 그 최대치는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합격 해서 짐 하나 덜어드린 것 같아 저도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ᄒᄒ,,

2년간 선생님께 배웠던 것들만 해도 배우일지가 다섯권이 나와서 어떤 걸 써야할지 모르겠 는데.. 수팜이라는 공간에 흔쾌히 들어오게 해주셔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셔서, '열심히'에 대해서 알려주셔서, '꾸준함'에 대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서 말했던 남융 선생님, 그리고 종화 선생님, 현실 선생님, 지완 선생님, 무인 선생님, 정숙


선생님 모두가 도와주신 덕에 올해 학교 최종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참 받은 것은 많은데 과 연 베풀기는 얼마나 베풀었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더 올바르게 살아나가겠습니다.

연기를 배우면서 오직 연기만이 아니라, 사람을 배우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고, 사회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는 법에 대해 배우고, 인생에 대해 배웠습니다.

정말 연기라는 게 참 위대하다가도 한없이 미약하고, 그렇지만서도 우리 삶과 닮아있기 때문 에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한 번은 접해야할 학문이라고생각됩니다.

이 길을 걷겠다고 다짐하고 선택한 게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고 시간이 지나도 후회하 지 않을 거에요. 그 시작엔 분명 좋은 기억을 심어준 수팜과 우리 17기 18기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계실겁니다.

마지막으로 17기부터 꾸준히 함께해온, 누구보다 꾸준히 달리고 있는 내 동료들.

우리 기장! 동진이, 정언이, 민혁이, 재빈이, 민경이, 범동이, 인서, 성환오빠, 정민오빠, 유나, 재원이, 원아, 유린이, 우담이. (빠진 사람은 없겠죠?) 18년 내내 함께했던 수 1반, 그리고 19년 의 온리, 착해빠진 액터반! 모두가 정말 오래오래 포기 않고 끈질기게 배우하고 있길.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뽀짝거리며 열심히 하던 18기 동생들, 초심을 불러일으켜준 루키들 다 고맙습니다.

수팜에서 2년간 진득허게 연기 잘 배웠습니다!

이제 정말 배우가 되기 위해 한 걸음 더 잘 걸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