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터스팜 선배들이 남긴 생생한 합격후기로 그 경험을 나누고 성공의 다짐을 합니다.
등록일 2017.10.22/조회수 1416
Su Actor's Farm 빼어난 배우들의 농장에서 보내는 편지.
따르릉 따르릉 !! Am 6:00
“동우야, 일어나 빨리!”
어머니의 깨랑 깨랑한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6월 21일. 학원에 가는 날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식탁으로 가서 아버지와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오늘부터 다니는거야?”
아버지는 말씀을 하실 때 나를 잘 보시지 않는다.
“예.."
말엔 약간의 두려움이 섞였다. 밥을 다 먹고, 샤워를 한뒤 가방에 노트와 안톤체홉의 4대 장막이라는 책과 필기도구를 넣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머리띠로 머리를 올백으로 시원하게 넘기고, 츄리닝 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첫 등교 하는 날.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좋으면서도 두렵기도 했었다. 학원을 가면서 계속 해서 생각을 해보곤 했다. 나는 왜 재수를 선택했는가? 왜일까..? 음.. 뭐라고 해야될까..? 아마, ‘인정’ 이라는 단어를 위해 시작한게 아닌가 싶다. 인정 받고 싶었다. 인정 받는 강동우가 되고 싶었다. 19년 동안 누구에게 인정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고, 누구 앞에 서서 당당하게 말할 수 없었고, 숨어서 울었고, 무엇보다 찌질했다. 그래서 20살이라는 나이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시작과 동시에 나의 도전과 함께 불태우고 싶었다.
학원에 점점 다가올 수록 심장이 더 세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는 나와 같이 학교를 다녔었던 동기인 보근이형과 희은이와 함께 학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스승님들을 뵐 수 있었다. 이정용 스승님과 김윤희 스승님. 다시 한번 배울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즐거움과 감사함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즐거움과 감사함이 나의 입시의 시작을 알리면서 느꼈던 첫 감정이다. 내가 걱정한 것과는 달리 모두들 반갑게 맞아주었고, 같이 작년에 입시를 했었던 종태와 지완이형 또한 나의 든든한 벗이였다. 반편성이 되고, 그 안에서 삼총사가 결성되었다. 김평조. 정태건. 강동우. 우리는 이정용 스승님의 반이 되어서 각자의 임무와 책임감이 부여되었고, 그 임무들을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잘 해결해 내갈 수 있었다. 또한 그 임무를 수행하면 할수록 나의 목표들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고, 명확하게 알고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난 항상 최고가 되자는 말을 가슴 속에 품고 지냈다. 내가 최고라는 단어를 알게 된 건 바로 이 순간이였다. 최고들은 항상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최고들은 두려움 대신 신념을 선택한다고 한다. 이 문구들은 내가 하루 하루 연습하면서 힘들고 지치는 것을 예방해주었다. 몸이 피곤해도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게 해주었고, 아무리 두려워도 신념을 선택하면 두려움은 언제 왔었는지 모르게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있다. ‘사람이란 참 나약한 존재구나...’ 하루 계획한 것을 모두 이루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연기를 하겠으며, 어떻게 노래를 부르겠으며, 또한 어떻게 시험을 볼 것인가? 라는 질문을 나에게 던지곤 한다. 그리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하루를 마치는 것이 나의 일과가 되었다. 내가 일산에서 강남까지 배우러 다니는 것은 첫째, ‘아침형 인간’ 이다. 둘째, ‘아침 시간 활용’ 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채찍질’ 이다. 최고들은 항상 조금 더!를 외친다. 내가 앞서 말한 것 같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도 그것과 같은 것이다.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칭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더! 를 외치는 것은 나에 대한 채찍질이였다. 그리고, 믿음이였다. 이렇게 채찍질을 하게 되면 나는 더 강해지고, 더 나아지겠지. 하는 믿음 말이다. 난 이 믿음을 잃지 않으려고 매일 매일 가슴 속에 이 말을 새겼고, 하나님의 말씀 또한 읽어가면서 나의 가슴 속에 새겼다. 그렇게 내가 수액터스팜 이라는 배의 선원이 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익숙해졌고, 이제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1반과 함께 ‘스프링 어웨이크닝’ 이라는 뮤지컬 발표도 해보고, 스승님과 함께 1박 2일로 난지캠프장도 갔다오고, 스승님과 사우나도 갔다오기도 했다. 이런 행복을 느껴가면서 가끔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것인가?’ 참.. 난 정말 부정적인 학생이였나 보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진 나도 정말 웃겼다. 그러면 그 동안 나는 힘들었나 보다. 그렇다. 힘들었다. 서경대학교라는 좋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다른 친구들이 생각나고, 특히 작년 생각이 많이 들어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아쉬워하는 생각만 하는 시간이 많았다. 이젠 그런 생각을 안하고 이렇게 행복한 입시 준비를 한다는게 단지... 나 강동우겐 믿겨지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행복할 수 있구나. 나도 웃을 수 있구나.’ 정말 너무나 감사했다. 이렇게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나의 스승님들께.. 그런 감사함을 어찌 말로 표현하리요.. 그래서 또 하나의 목표가 생기곤 했다.
‘스승님의 오른팔이 되자.’ 라고 말이다.
하나님께 주신 스승님과 나. 그리고, 손을 잡고 이제 입시장의 문턱에 나섰다. 작년과 다른 자신감이 내 안에 솟았고, 대기실에선 잠시 다짐을 한다. 자신감을 갖는 시간이라고나 할까? 내 손안엔 물멧돌이 다섯 개가 있다. 그 다섯 개의 돌을 보면서 다짐하고, 꾹 쥐어본 다음에 시험장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정말 뜻밖에도 하나님께서는 큰 선물을 주셨다. 동국대학교 1차 합격과 중앙대학교 1차 합격 한국예술종합학교 1차 합격. 이렇게 모든 학교의 1차를 붙혀주시고, 배우로서 더 좋은 경험과 피와 살이 되는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2차 준비도 주셔서 감사했다. 또한 이정용 스승님께서 항상 걱정해주시고 믿어주셔서 지금도 감사를 드린다. 시험은 붙으라고 보는 것이지만, 그에 앞서 시험을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임하고 더 중요한 것은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12월 최종오디션. 나의 입시는 최종오디션으로 막을 내렸다.
왜 봤냐구? 왜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해줘야 할까? 스승님들과 함께 한 시간이 행복했기 때문에.
내가 이 시간 마지막으로 스승님들께 보여주는 오디션이 스승님들께 드리는 은혜의 선물이다.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인 내가 스승님께 드릴 수 있는 거라곤 12월에 맞는 따뜻한 음식과 옷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드리기 전에 나는 그것보다 더 따뜻한 돈으로 살 수 없는 제자의 마음을 드리고 싶었다.
울고 싶지 않았지만, 올 한해를 마치면서 한 마디를 하라고 하셨을 때,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믿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마지막이라니..
그냥 죄송할 뿐이다. 스승님들께 바라던 모습도 잘 보여드리지도 못했고, 부족한 나에게 밥이라도 한 숟가락 더 먹이실려고
하셨던 모습들이 머릿 속으로 지나갔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의 입시라는 것은 그냥 입시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그 입시라는 단어를 현미경으로 잘 들여다보면 정말 무수하게 많은 것들이 보인다.
감동을 주는 학생.
이것에 올인을 하는 학생.
나 자신을 명품 브랜드로 만든 학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
절실함이 있는 학생.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학생.
계속 뛰고 싶어하는 학생.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학생.
환경개선을 하는 학생.
자기만의 세상을 펼질 줄 아는 학생.
내 안엔 이 모든 학생들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내가 받아들여서 이제 몸으로 움직여야만 나오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스승님은 나에게 이렇게 좋은 학생들을 주셨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