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터스팜 선배들이 남긴 생생한 합격후기로 그 경험을 나누고 성공의 다짐을 합니다.
등록일 2017.09.29/조회수 1396
09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합격 / 수팜7기 금가민
합격 수기라니.. 부끄럽기도 하고 두렵기도해서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씁니다.
이 글을 쓰고 등록하는 순간 그게 끝이 될까봐.. 7기로써 카페에 남기는 마지막 흔적이 될 것 같아서요.
수업일지와 달리 지난 1년을 돌아봐야하고, '수기'라고 남길만큼 내가 열심히 했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느낌들을 어떻게 글로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늘 연습실에 놀러갔다가 선생님께서 "합격 수기 썼니?" 라고 물으시는데 말문이 막히더라구요..
언젠가 써야지했는데 그게 오늘이 됐네요^^;
3월 17일, 상담을 왔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재수생이 됐어요.
딱히 열심히도, 잘하지도 않았기에 무덤덤했죠. 눈물 한 방울 없이 입시를 마친 저였어요.
한솔이의 소개로 온 학원.. 합격자 명단을 보고 "이런 학원이 어딨어?" 하며 확인하고자 찾아왔습니다.
뜨거운 3월의 열기에 이끌린 저는, 바로 등록을 하고 수팜 7기가 되었죠.
행복한 스무살의 봄이었어요. 매 수업이 즐겁고, 긴장되고, 신기하고..
2주 쯤 지나자 재수생 MT도 갔구요. 신체 훈련, 선생님 말씀, 미션, 오디션, 태풍.. 모든게 새로웠어요.
고3의 나는 입시생이 아니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 다른 친구들은 이렇게 뛰는데 난 뭘 한걸까.
하루하루가 값지고 행복했던 저는 올 해 입시에 실패해도 후회는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성공여부를 떠나서 배운게 너무나도 많고 눈물나게 삶이 행복했거든요.
일년간 선생님 속도 어지간히 썩였어요. 철 없는 중학생 딸처럼.
딱 '내일 학원 올지 안 올지 모르겠는 애' 그게 저였어요.
미션 무섭다고 안나오지, 그냥 우울하다고 안나오지, 지각하지.. 기본적인 것들조차 지킬 줄 몰랐어요.
좋은 학생은 커녕 평범한 학생도 아니었죠. 이기적이고 엄살쟁이에다 멍청하면서 나 자신조차 모르는.
그걸 깨고 받아들이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알고나서부터 받아들이기까지가 더..
아직도 어리지만 수팜에서 참..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모든게. 헤헤
그저 즐겁기만 했지, 딱히 특정 학교에 대한 목표도 최고가 되려는 의욕도 없던 제가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꼴찌만 하지말자.. 중간 정도만 하자. 내 꿈은 배우가 아니다, 난 연극영화과 재학하는 대학생이 되고싶다..
2008년 여름, 하계 워크샵이 찾아왔어요. 제가 수팜에 끌렸던 이유들 중 하나. "우와, 학원에서 공연을 해?"
선생님을 따라다니면서 공연장을 알아보고, 오디션 준비를 하고, 3일간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된 후 40일간의 공연 준비 기간이 시작됐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유리가면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학원으로 달려와서 팀 별로 연습을 하고, 런을 돌고, 합창 연습을 하고, 북을 치고..
피곤함 + 예민함 + 깨질 때마다 자신감 상실 + 짜증 + 더위까지!
몸과 마음이 힘든 와중에.. 하루에 1분 올까말까한 '이거다!'라는 행복때문에 놓칠 수 없었어요.
처음 부딪힌 벽을 뛰어넘고 싶었고,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들이 계신데.. 이렇게 뜨거운 동료들이 있는데.
아직도 스무살 여름의 하루하루가 생생히 기억나요.
그렇게 리허설 날이 찾아왔고, 멀게만 느껴졌던 8월 26일이 되었죠.
A팀이 공연 하던 날, 단 한번도 밖으로 나가보지 못했어요. 동혁이와 무대 뒤에서 소품을 챙기느라^^;
점심 저녁시간만 기다리고.. 밥에 목숨거는 제가..... 이틀간 밥을 먹지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첫째날 리허설 도중 소품을 체크하다가, 리어왕의 왕관이 없다는 걸 알곤.. 불안함에 떨며 택시를 타고 학원으로 달려갔어요.
전 날 소품을 다 싸놓고 런을 돌 때 함부로 꺼내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화가 났어요.
학원에 갔다는 사실을 안 식구들에게서 수많은 전화가 걸려왔죠.. 이거 가져다달라, 저거 가져다달라..
그렇게 화가 났었는데, 우습게도 '고마워요' 한 마디에 눈 녹듯 녹아버리더라구요..
27일은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진심으로 무대를 사랑하게 되었거든요.
덕분에 공연이 끝나고 한동안 이별의 아픔에 허우적댔지만요...^^;
곧이어 수시 시즌이 되었어요. '뭐야 나 빼고 다쓰네?' 아무 생각없이 동국대에 원서를 썼어요.
(이 때도 원서 안쓰겠다고 했다가 선생님한테 혼나고...낑)
공연 때 보다도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애틋함이 없는 걸 보면..
시험 날짜가 임박하자, 지원했다면 '누구나'가 가지는 열정 딱 그 정도가 생겼어요. 저.. 떨어지길 잘했죠^.~~
결과는 적절했던 것 같아요. 조금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노래를 하고 나왔고, 내 실력에 맞게 1차에서 떨어진 것.
"아싸 정시 달리자!!!!!!!!!!"
수시와 정시 사이엔 '수능'이 있었고, 나름 후회없이 치렀습니다. 원서 쓰기 전까지 두 번의 시뮬레이션 오디션..
너무나 준비가 없었기에 결과는 쓴 맛이었고,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두려움과 오기도 생겼죠..
원서를 쓸 때까지만 해도 전 두려웠습니다. 어느 학교도 자신이 없었거든요.
선생님께서 믿어주셔서 달릴 수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지나가면서 가볍게라도 해주셨던 말들.. 동국대 써봐라, 청주대 써봐라.
가,나,다 군을 모조리 선호도가 낮은 학교를 써도 3수의 위험이 도사리던 저였죠.. 특기가 없어서 예대도 못썼구요.
성대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어요. 날짜 상으로.. 정시의 스타트였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많이 봐주셨죠.
꼭 보답하고 싶었어요. 1차는 어떻게든 붙겠다는 심정으로 정말 온 정신을 쏟아 부었어요. 올인... 올인.
정시체제로 들어간 이후엔 수업일지도 카페에 쓰지않고 노트 한권을 노상 옆에 끼고 다니면서 매 순간 순간을 기록했어요.
내가 하는 훈련과 모든 연습을 세세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