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터스팜 선배들이 남긴 생생한 합격후기로 그 경험을 나누고 성공의 다짐을 합니다.
등록일 2017.04.14/조회수 1597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연극원 연기과 1학년에 재학중인 김민지라고 합니다.
11월에 학원에서 합격했다는 인터넷창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 학기가 끝나버렸네요...!
이제와서 뒤늦게 합격수기를 쓰려다보니 얼마나 많은 것들을 써내려갈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저의 일년간의 입시를 되돌아보고자합니다.
제가 연기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연극동아리에서였습니다.
한 번도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제가 동아리에 들어가 연기를 접하면서 꿈을 갖게되었죠.
그렇게 고2때 연극영화과 진학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제가 이걸 계속 해나갈지에 대해 반신반의하셨기에
동네에 있는 학원을 다녔습니다. 그렇게 1년간을 다니고 고2가 끝나갈 무렵,
'내가 여기서 입시를 준비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학원을 새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유명하다는 학원을 몇 군데 돌아보게 되었고,
상담을 하면서 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며 관심을 보인 '수액터스팜'에 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제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딱히 없었습니다.
연습을 뭘 더해야하는건지도 모르겠고, 딱히 연습할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초반에 한 거라고는 '수업 열심히 듣기'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이라 뭐가 뭔지 몰랐기에 마냥 재미있게 학원을 다녔죠. 선생님들께서 숙제 내주시면 해가고,
청소하고, 수업듣고, 몸풀고. 중간에 각 반끼리 극만들기가 있어서 공연준비도 하고.
그 때는 '이게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거지? 왜 해야하지?'라는 생각을 딱히 하지 않고 '그냥'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결국 하나하나 쌓여서 저에게 좋은 양분이 된 것 같습니다.
약 6개월동안도 저의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수시반으로 편성되고나서의 4개월 동안,
저는 정말 많은 것을 얻게되었습니다.
수시반이 되어서야 꾸려진 대장님반에 들어가게 된 저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웠기에 여기에 다 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우선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습니다. 원래도 재밌었던 연기가 더 재미있어졌고,
더 잘하고싶어졌고,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주 조금이지만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을 어떻게 하는지, 진짜로 말을 할 때 눈이 어떻게 되는지, 몸을 쓴다는게 무엇인지 등등
연기에 대해 몰랐던 것을 많이 배웠습니다. 또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정숙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서도 '사람'에 대한 것, 나를 들여다보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고,
그 시간 뿐만이 아니라 수팜을 다니면서 '나'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한 해 동안 저의 입시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수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감사함'이라는 마음입니다. 저에겐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다른 고3들에 비해 행복하게 입시하고 있는 것도 감사했고, 저에게 이런 마음을 알려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했고,
많은 것들이 '감사'한 것이구나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행복'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 뭘 해야할지 몰랐던 제가, 연습실이 없어도 주차장에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고,
1층 주차장에는 항상 제가 있는 자리가 생겼으며,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생겼고(저같은 경우에는 줄넘기),
학원에 오자마자 그 날 할 일을 계획하는 습관이 생겼고, 나름 다양한 연습방법을 접목해보고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을 배움 속에서 입시를 했는데 행복하지 않았을리가 없죠.
그렇다고 힘든 일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많았기에 제 안에서 스스로 부딪히게 되는 것도 많았고,
내가 미처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되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이 충격을 받을 때도 많았습니다.
저는 욕심이 많은 아이였기에 칭찬을 듣는 친구들을 보면서 혼자 속상해하기도 했습니다.
계속 되는 오디션을 보며 뜻대로 풀리지 않아 힘들어한 적도 많았고, 선생님께서 하신 평가 한마디에
눈물을 터뜨려버린 적도 많았습니다.(제가 좀 눈물이 많긴 합니다만...ㅎ)
하지만 그러면서 힘들었던 것보다 배우게 된 것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1년간의 제 경험을 주절주절 늘어놓아보았는데.... 어떻게....잘 썼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1년간 배운 그 많은 것들을 어떻게 다 담겠습니까? 다만 확실한 건 1년 동안 제가 아~주 쪼끔은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수팜을 다닌 모두가 그럴것이구요.
그럼 이제 저는 '한예종 입시를 했을 때'에 대한 것만 써보려합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저는 딱히 '반드시 이 학교를 갈거야!'라며 목표하던 학교가 없었습니다.
정말 '그냥' 입시를 해나갔습니다.
그렇게 수시가 시작되고 저는 <한예종/중앙대/동국대/한양대/세종대/국민대>에 접수를 했습니다.
국민대는 시간이 겹쳐 아예 응시를 하지 못했고, 저는 한예종, 동국대, 한양대 1차에 붙게됩니다.
동국대 1차합격은 정말 예상도 하지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1차를 보고나오면서 '백퍼센트 떨어졌다'라는 생각이었기에
2차 지정희곡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준비도 하지 않았을뿐더러, '내가 왜 붙었지?'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2차준비를 할 동안 저는 정말 못난 모습이었습니다. 나만 준비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들었고,
'내가 왜 여기있지?'라며 남들과 나를 끝없이 비교했고, 불안한 마음에 선생님 주위를 서성거렸고,
괜히 학원에 늦게까지 남아있었고, 저에 대한 온갖 불신으로 가득했습니다.
2차를 보기 며칠 전, 대장님께서 저를 따끔하게 혼내주셨고 그제서야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동국대 2차를 보러 들어가는 문 앞에 서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안엔 날 뽑아준 교수님이 계신다. 내가 1차를 어떻게 봤던간에 그 교수님은 날 뽑으신거다.
그런데 내가 불안할게 뭐가 있겠어?'
물론 그 땐 이미 늦었었지만, 그렇게 환기시킨 마음으로 한예종 2차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한예종 2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학교에 가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기 때문입니다. 10개 정도 되는 지정희곡을 읽는 것부터,
독백을 고르고, 공부하는 것까지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희곡을 공부하는게 즐겁기는 처음인지라
더 신나서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마치 중고등학교 시험기간에 국어 공부를 하는 것처럼 하나하나의 의미,
작품의 뒷배경, 작가에 대한 정보, 작품의 주제를 찾아냈습니다. 심지어 지금까지는 주제를 찾을 때
대강 '이것이겠지'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참고했는데, 이 때에는 작품을 여러번 공부하고서
제 머리로 주제를 찾아내려했습니다. 또한 독백을 준비하면서 지금까진 '재밌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고,
'그냥' 했었는데, 이 동안에는 연기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 인물에 대해 더 깊이, 더 다양하게 생각해보려하고,
처음으로 '신체적 행동'을 찾으려해보고,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려했습니다.
정말 모든게 너무 즐거워서 심지어 '빨리 시험보고싶다'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시험날이 되고, 고3의 마지막 수시는 그 어느때보다 편안했습니다.
다른 시험장에서는 잘 보이려 꾸미는 것이 많았는데 한예종 시험보면서는 온전히 제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나도 편안하고 안정적인 마음으로 시험을 보고 나왔고,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하고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1주일 동안.....행여나 결과가 일찍 나올까봐 하루에도 수십번씩 페이지에 들어갔습니다.
결과가 나오기로 한 날에는 손에 아무것도 잡히질 않더군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ㅎㅎ
정말 감사하게도 합격통지를 받았고, 그렇게 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많은 선생님들께 배웠고, 많은 친구들, 언니, 오빠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는지 모릅니다. 그들을 만나서 너무나도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한 분, 한 분 드리고픈 말씀을 달려다가 너무 많아서..)
두서없는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 제 글이 어떠한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쓰고싶은 말들이 너무나도 많았으나 담아내지 못한 제 능력을 원망하며...
수팜에서 보내게 될 시간이 여러분들에게 후회가 없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을 믿으시길......!
물론 선생님들을 맹신하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보다는 더 많이 알고계시는 선생님들이니까요...!
(저도 안 지킨 것들이 많았지만) 선생님들께서 시키시는 것 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
지금까지 횡설수설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